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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초봄의 제주도 여행기


여행의 계획


몹시도 추웠던 12월 말의 어느날.

세명의 남자가 모였다.


오랫만에 만나 회포도 풀고...

우리 여행가자! 스키타러 가자!!

라고 굳게 결의를 하고 헤어졌는데,


서른을 넘어 한창 바쁜 인간들이 그리 쉽게 만남이 이루어지나..

2월 중순에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스키장은 포기하고 여행을 가기로 결정.


3월 1,2,3 황금연휴에 떠나자!!


비행기표가 있을리가. ㅡㅡ;



그렇게 미뤄지고 미뤄진 여행 계획은 결국 3월 중순 제주도로 결정이 되었다.





여행의 시작



그리고 드디어 여행의 날이 밝아왔다.


나와 친구 하나는 김포공항에서 만나 제주도로,

다른 하나는 김해공항에서 제주도로.


점심때 제주도에 도착한 우리가 제일 먼저 할 일은?


밥먹자!!




친구의 형님께서 알려주신 맛집. 화연이네식당으로 고고씽~~~


고등어구이와 전복뚝배기를 시켜먹었다.


뭐 평범한 고등어구이.....

가 아니네!

고등어 구이는 크기도 큼직하고 맛도 정말 좋았다.

전복뚝배기는...

맛있긴 했는데 와 진짜 맛있다 정도는 아니고...


화연이네식당 앞 바닷가에서 잠시 바람을 쐬고,

낚시를 하러 차귀도로 향했다.


배낚시를 해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얘기에 소셜커머스에서 인당 만원짜리 배낚시를 구입해 놓은 것.


배 시간이 넉넉히 남아 이동 도중 표지판을 보고 협재해변으로 향했다.






아...역시 바다는 좋구나..


잠시 백사장을 거닐다가 이제 낚시를 하러 차귀도로.







오징어 한마리 뜯어먹고

미리 사간 멀미약 한병씩 원샷하고

낚시배를 탔다.


오랫만에 해보는 배낚시. 다 낚아 주겠어!!

10명 좀 넘는 사람이 배에 탑승해서 낚시를 했는데

내가 첫 개시를 했다.


근데...응??

손가락 두개정도만한 쬐만한 녀석이 하나 걸려올라왔네.


에이 이게 뭐야...


놔줄려는데, 선장님 달려오더니 원래 이런거 잡는거라고

큰거 잡을려면 비싼 돈 내고 하는거라고 그냥 낚시 체험하는 거란다.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어...


1시간 반 정도 낚시를 하는 동안


친구들은 쬐만한거 1마리, 2마리 낚고..

나는 쬐만한거 3마리 낚고...


추위에 지쳐갈 즈음 뭔가 묵직한게 느껴진다.


낚시줄이 어디 걸린건가 하면서 열심히 끌어올려보니 와우!!

큼직한 쥐치 한마리가 걸려 올라왔다.


오예~~~



잡은 고기들로 뜬 회를 몇점 집어먹으니 낚시 끝~





친구 회사에서 계약되어있는 한국콘도로 입성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넓직한 방..이정도면 과분하지.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위해 콜택시를 불렀다.


기사님~ 근처에 흑돼지 맛있는 곳으로 가주세요~~~







기사님이 소개해 주신 곳은 천제연 토속음식점.



흑돼지와 갈치회 코스를 먹었는데, 본 적 없던 엄청난 두께의 흑돼지는 정말 맛있었다.

갈치회는 그럭저럭...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숙소까지 데려다 주셨다.


연락하면 픽업서비스 다 해준다고 하심.


근데, 사장님이 말씀이 너~~~~무 많으셔

고기 먹는 동안에도 옆에서 계속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더니,

돌아오는데 이런저런 얘기 해주시느라

숙소에 도착해서도 10분 넘게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사장님과 대화를 해야 했다. ㅋ





여행 경로 스케치.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어요~




비내리는 제주도, 둘째날



출발 전부터 비소식이 전해져 우울하던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콘도 창밖 날씨는 역시나 꾸리꾸리 하다.


오늘 목표지는 우도.


우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성산항으로 향한다.






우도 가는 배는 30분, 1시간 간격으로 있다고 했었는데,

실제 물어보니 그냥 수시로 간다고 한다.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티켓팅을 하는 동안 배가 한대 나갔는데, 뒤이어 들어온 배를 타니 15분만에 바로 출항해서 우도로 고고~


성산항에서 우도까지는 배로 10분여..바로 코앞이라 금방 들어간다.



어떻게 이동할까 고민을 했다.


차를 안가지고 들어왔으니 방법은 3가지.


1. 걷자.

우도 해안을 도는 길도 올레길인데, 올레길 한번 걷자


2. 관광버스.

우도 주요 지역을 도는 순환 관광버스.

5천원을 내고 티켓을 구입하면 하루종일 자유롭게 타고 내리고 가능하다고...


3. 스쿠터와 ATV.

우도 천진항 선착장 앞에는 스쿠터와 ATV를 대여해주는 업체가 몇군데 판을 벌이고 있다.

한시간에 스쿠터 만원, ATV 2만원을 받는다. 여행책자에 나온 것 보다는 저렴한 편인데,

요즘 경쟁업체가 많아져서 출혈가격경쟁 중이라고...



잠시 고민끝에, 나 ATV 타보고싶다!! 라고 외치고 스쿠터와 ATV를 빌리기로 결정.

2시간 사용으로 스쿠터 2대, ATV 1대를 빌리고, 추가 시간을 좀 더 받았다.


처음 타보는 ATV. 부릉부릉~~~

잼있당!

사진에 타고있는건 나 아님.




자, 우도 왔으니 이제 밥먹자!



우도에서 제일 유명한 우도해광식당으로 달려~ 빠라바라바라밤~~~

우도 반바퀴를 돌아 우도해광식당에 도착.

전복보말칼국수를 시켰다.


국물이 고소한게 제법 맛있었는데...

꼭 반드시 먹어봐야 할 엄청 맛있는..뭐 그런건 모르겠더라.

보말..쪼그만 소라같은것도 그냥 뭐 그럭저럭...




여하튼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 우도 관광 시작~


뒤로 살짝 돌아가서 우도 옆에 붙은 섬 비양도로 간다.







낮게 깔린 구름이 오히려 운치있고 좋았는데..

우도에 깔려있는 돌담길도 보고...




우도를 돌아 도착한 곳은 우도8경중 하나라는 서빈백사.

천연기념물 438호로, 백사장이 모래가 아니라 산호조각들이라고 한다.

사각사각 밟히는 느낌이 좋아서 신발을 벗고 걸어보았다.







ATV와 스쿠터를 바꿔타며 우도를 한바퀴 돌아보니 어느새 반납시간.

우도 천진항에 차량을 반납하고, 우도를 좀 걸어보기로 했다.


추적추적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우비를 걸치고 걷는다.


멀리 보이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마을길을 걷는데 왠 개시키가 이리 짖어대나 하고 보니...


나 그냥 개 아냐~

꽃개야~~~~

돌탑이 잔뜩 쌓여있는 길도 걸어보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저 멀리 보이는 우도봉.




저길 올라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진짜 한 20분 넘게 고민했다.


너무 높고 힘들어 보인다.



결국 한녀석은 포기. 주차장의 휴게소에서 대기하고


둘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우도봉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우도봉에서 체력을 모두 소진해버린 저질체력 3총사.

우도8경이고 뭐고 더는 못걷겠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천진항에 돌아오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다음 일정은 성산일출봉이었는데, 쏟아지는 비에,

성산일출봉을 온통 뒤덮고 있는 먹구름에 포기.


느지막하게 식사나 하자고 돔베고기 전문점 옛날 옛적을 찾았다.




돔베고기는 보쌈같은 고기였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묵은지, 다시마, 야채등에 젓갈이나 쌈장을 곁들여 먹는데, 맛이 일품~

세트요리로 같이 나온 갈치구이도 맛났다. 성산쪽으로 가면 한번 들려볼 만 하다.





배도 채웠고, 비도 쏟아지고, 면세점에 쇼핑이나 하자고 이동중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발견하고 잠시 빠진다.





한평생 제주도를 뷰파인더에 담아왔다는 김영갑선생님의 작품들.

아름다운 제주도의 모습을 처마를 때리는 빗소리와 함께 감상하고...



중문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아이쇼핑.


숙소에 들려 쉬다가 늦은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다.


다시 콜택시를 불러 회 먹을 만한 곳에 데려다달라고 했더니

일광횟집 이란 곳에 내려주었다.





회가....

기본 13만원인가부터 시작....


와...비싸다....ㅡㅡ;


회는 포기하고 갈치조림과 전복죽 하나를 시켜서 소주한잔 기울이고 나왔다.


갈치나 전복죽이나 나쁘진 않았는데...

회가 너무 비싸...ㅜ_ㅜ



그렇게 둘째날도 끝~









폭풍 관광의 3일째


오늘은 제주도 여행의 마지막날.


제주도 처음 와 본 친구를 위해, 주요관광지 폭풍 스킵 일정으로 출발!



첫 목적지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천제연 폭포.

어제의 우울한 날씨를 날려줄 유일한 제주도 여행의 목적지가 바로 이 천제연 폭포였다.

바로, 비가 와야만 생기는 폭포가 이 천제연 폭포인 것.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천제연 제2폭포



선임교 위에서 바라보니 천제연 제1폭포와 제2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무가 폭포를 가리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리고, 이것이 바로 천제연 제1폭포!




이건 작년에 찾아갔던 천제연 제1폭포.


작년에는 보지 못했던 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다.



폭포 관광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삼보식당을 찾았다.




인터넷 블로그엔 맛집이라며 평이 자자했다.

허름하니 오래 돼 보이는 식당 모습이 낚시는 아닐 것 같았다.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보던 그 허름한 식당을 보고..

이거 차를 어디다 대나 하는데, 5미터쯤 지나가니 삼보식당 전용 주차장이라며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식당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형 주차장.

뭔가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식당에 들어가 제주도 명물 성게미역국과 옥돔구이를 주문했다.

성게미역국이 나와 한술 떴는데 비린내가 코와 입을 자극한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니, 원래 이런건가? 이런게 맛있다고 그렇게들 사람들이 얘기한건가??


뒤이어 옥돔구이가 나왔다.

이건.....


지금까지 먹어 본 옥돔구이 중에 최악...

이런게 옥돔구이라니.


썩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대충 밥을 뜨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순두부찌개를 추가했다.


제주도의 싱싱한 해산물을 넣고 끓이면, 순두부찌개도 얼마나 맛있겠는가.


그런데 나온 것은...

고작 조개 몇개 들어간 뭍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순두부찌개가 조미료에 쩔어있었다.



이건 뭐지....

장난하는건가....



정말 인터넷 블로그의 맛집정보같은건 더이상 믿을 것이 못된다.


제주도에서 먹은 최악의 음식이었다.




식당을 나와 욕을 한바가지 쏟아내고,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다시 고고고~ 무비무비무비~~~


이번엔 외돌개를 향했다.


뭐 사실 보면 별거 없는 외돌개지만, 그래도 유명한 관광지니 찍어준다는 의미로..





외돌개를 찍고 다음은 천지연 폭포로~~~





전날 내린 많은 비로 물은 흙탕물이었다.



곱게 피어난 벚꽃. 역시 최남단이라 꽃도 빨리 피는구나~



이번엔 정방폭포로 고고고~~ 제주도3대폭포는 다 찍어줘야지









정방폭포는 바윗길도 험하고, 전에 한번 사진도 제대로 찍어 뒀으니, 이번엔 그냥 카메라는 버려두고 폰으로 찰칵~




이어지는 목적지는 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주상절리대를 한바퀴 돌고,


원래 계획은 송악산을 구경하고 오름을 하나 올르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늦어질 듯 해서 송악산은 포기.


차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금오름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보니,

오름 입구쪽에 주차장 같은 곳이 있고, 올라가는 길은 뭔가 들어가면 안될 것 같아보이기도 하고 요상해 보였다.


잠시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

올라가도 되는 것 같다는 결론.

뭐 올라가서 뭐라 그러면 다시 내려오지 하고 차를 끌고 올라갔다.



자욱한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오름 위에 차를 대 놓으니 뭐 눈에 뵈는게 없고

스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오름 위에 올레~

KT 전파탑이 설치되어 있었다.

귀신들이 강강수월래라도 하고 있을 것 같은 스산한 오름 정상

오름의 분화구에 고인 물에는 왠지 시체 몇구쯤은 썩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물 주위로는 풀도 자라지 않고 검게 변해 있다.

자욱한 구름 속에 으시시했던 금오름을 뒤로 하고


제주도 관광의 필수 코스이자

제주도 관광 최대의 낚시.


용두암으로 간다.




자 친구야. 용두암 봤지?

너도 이제 제주도 안가본 다른 사람들한테

"용두암? 에이 그거 암것도 없어 그런데 뭐하러 가"

라고 말해주면 되는거야 ㅋ





그리고.

제주도 마지막 코스.

마지막 만찬.


친구가 그렇게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말고기다.




제주시에 있는 말한마리 가든.


말한마리 코스를 시켰다.


말뼈 액기스 + 마회 + 육회 + 내장수육 + 갈비찜 + 구이 + 불고기 + 곰탕 코스.

처음 나온 말뼈 액기스는 쌍화차같은 느낌. 몸에 좋은거라니 원샷해 버리고,

이어 나온 마회와 육회. 마회는 소고기 사시미처럼 넓적하게 썰어놓은 것이고

육회는 소 육회처럼 양념과 무채로 비빈 것.


소고기를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 맛있었다.


갈비찜도 보들보들 괜찮았고


내장수육은 고기노린내가 심해서 한점 먹고 손을 놨다.

그리고 역시 고기의 하이라이트. 구이.

소고기 구이랑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살짝 익은 상태에서 바로 집어 먹으면 맛있지만 너무 익으면 소고기보다도 더 질겨지더라.

그리고 말고기 불고기와 말고기 곰탕으로 밥한그릇을 먹으면 식사 끝~~~



난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로 다양한 메뉴, 맛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한 친구는 위생상태가 여기저기 너무 안좋았다고 한다.


불판도 더러웠고 고기에도 이물질이 좀 있었다고...




여하튼 이렇게 2박3일의 제주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돌아가는 발길이 영 무겁네...











지난 제주도 여행기



2012/06/04 - [취미/여행] - 4박5일 제주도 여행기 (1)


2012/06/04 - [취미/여행] - 4박5일 제주도 여행기 (2)


2012/06/04 - [취미/여행] - 4박5일 제주도 여행기 (3)


2010/10/22 - [취미/여행] - 제주도 올레10코스 탐방기


2010/05/21 - [취미/여행] - 제주도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