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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통영 여행기

친구들과 10년만에 여행을 떠났다.

군대, 학업, 일, 결혼...

복잡한 실타래에 얽혀 여행 시도는 항상 무산되다가,

이번에 드디어.


친구들 모두 함께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진 못하고 4명이서 떠난 여행이다.




8월 3일 금요일 저녁. 인천에서 차를 끌고 양재로 가 세명을 픽업했다.

양재역에 차 오래 세워두기도 힘들 것 같은데, 항상 늦는 녀석들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이번엔 모두 제시간에 와 줬다.


극성수기의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교통체증 없이 순조롭게 통영에 도착했다.

대전-통영고속도로가 뚫려서 서울서 통영까지 4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었다.


통영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예약해놓은 숙소 통일장으로 향했다.

성수기 4인실이 1박에 5만원이니, 정말 저렴하다.

건물은 허름하고, 주차장이 없어 조금 떨어진 곳 길가에 주차를 해야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건물.

3층 방에 들어가보니 제법 넓다. TV와 냉장고, 붙박이 에어컨, 선풍기 등의 가전제품이 비치되어 있었고,

화장실은 상당히 커서 2명이 동시에 씻을 수 있도록 샤워꼭지도 2개가 있었다.

수건과 치약은 제공이 되지만, 헤어드라이어도 없기 때문에 필요한건 직접 챙겨가는 것이 좋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정도면 훌륭한 수준

주인도 매우 친절하다.

점수는 ★★★★


늦은시간이지만, 오자마자 잘 수는 없다고 택시를 잡아타고 나섰다.

관광지 부둣가에 여름에만 차려진다는 횟집포장마차들을 찾아가

회를 시킨다.

5만원에 막회 한접시가 나왔는데, 가격에 비해 질은 별로...

회 한점에 소주한잔 걸치고 들어와서

포카를 치다가 잠이 들었다.




8월 4일 토요일.

다들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날 거라고들 했는데,

의외의 녀석이 먼저 일어나서 씻고 우리를 깨운다.

조금이라도 더 눈을 붙이기 위해 누가 먼저 씻을지 가위바위보!

이겼다. ㅋㅋㅋ

졸려

잠시 더 뒹굴거리다가 보니 어느새 시간은 11시반.

씻고 나갈 채비를 하고...


오늘 스케쥴은 일단 배타고 욕지도 들어가기.

여행 계획을 짠 친구가 배시간을 알아본다.

차를 끌고 항구로 가는데, 통영시내가 꽉꽉 막혀서 차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결국 타려고 했던 배편은 취소.

다른 배편을 알아보니 들어가는 배는 있는데 나오는 배가 없단다.

다른 해운사를 찾아보니 거기는 나오는 배는 있는데 들어가는 배가 없고.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는 배는

통영항에 1개 해운사

삼덕항에 2개 해운사가 있는 모양이다.


전화로 예약을 하려니 편도로는 예약이 안된단다.

헐




포기하고 그냥 내륙이나 돌까 했는데,

일단 항구로 가 보잔다.


삼덕항에 도착해 계획을 세운 친구가 해운사에 들어가보더니

욕지도 들어가는 편도 표를 기어이 구해서 나온다.

다시 다른 해운사에 가서 나오는 편도 표를 구해오고..


욕지도 가는 배에 차를 싣고 매점부터 찾아간다.

순대, 오뎅, 만두 등을 시켜다 먹고 있으니 드디어 출발~

통영에서 욕지도까지는 1시간이 걸린다.




삼덕항을 나서면 빨간 작은 등대가 반겨준다.

가는 내내 갈매기들은 배 뒤를 쫒으며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빵이며 과자 따위를 주워먹는다

욕지도 옆의 쑥섬

저 앞에 욕지도가 보인다. 크다. 섬 뭐 얼마만하길래 차를 끌고 들어가나 했는데, 한국에서 44번째인가로 큰 섬이란다.

상당히 크다.

욕지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한양식당의 해물짬뽕.

그것을 먹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나는 보통 식당에 줄이 서 있으면 포기하고 다른데로 가는데,

계획한넘은 이걸 먹어야 한단다.

예약을 하면서 물어보니 언제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단다.

이때 시간이 오후 2시....


두명이 기다리는 동안, 두명은 잠시 주변을 돌아본다.

8,90년대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드디어 한양식당 입성.

해물짬뽕 네그릇에 짜장면 한그릇을 시켰다.

탕수육같은걸 시키려고 했는데 요리는 주문이 안된다고...

짜장면 한그릇을 받아드는데 걸린 시간은?

식당에 2시 도착

차례가 돼서 식당에 들어간게 3시반

자장면이 나온게 4시10분......


헐.........................................

2시간이 넘게 기다렸다.


그나마도 식당 영업시간은 4시까지.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해물짬뽕.

짬뽕 한그릇 먹기 진짜 오지게 힘들다.

맛은..

허기짐보다도 기다림의 짜증이 극에 달해서 어지간해서는 맛없다고 느꼈을법한 상황인데,

정말 맛있었다. 해물도 푸짐하고 국물도 끝내주고.


그래도 여기까지 들어와서 짬뽕한그릇 먹자고 2시간반을 소비하는건 아니잖아???


한양식당을 찾을 계획인 분들은, 기다리는 사람과 자신들의 시간을 잘 헤아려서 현명히 결정을 하자.

먹을지. 포기할지.



식당을 나와 차를 몰고 흰작살 해변으로 왔다.

아름다운 경치. 그러나 해변은 자갈밭이라 맨발로 걷기에는 발도 아프고,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있고,

물도 별로 깨끗하지 않다.


시간이 없어 발만 잠시 담궜다가 다시 항구로 돌아간다.


왕복 10만원이 넘는 뱃삯을 지불했는데...

엉엉

돌아가는 길. 저 앞에 삼덕항이 보인다.

배에서 내려 다시 달려온 곳은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한 달아공원

성수기 주말이라 차가 많아 주차할 곳이 없었다.

주차단속하는 분들이 여기저기 계셔서 아무데나 차를 댈 수도 없고.

결국 달아공원까지 올라갔다가, 차를 대지 못하고 한참을 내려가서 차를 돌려 다시 올라왔다.

겨우 구석진 곳 공사장 입구를 찾아 차를 대고 달아공원으로 다시 걸어올라갔다.

달아공원에서 본 노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수평선 너머로 펼쳐져 있는 크고작은 섬들 뒤로 숨는 해는 그야말로 장관.


통영을 수십번 넘게 찾았다는 분도 이런 노을은 본적이 없다고 한다.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좋은 자리에서 미리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주차한다고 시간 보내고 하다보니 너무 늦게 온게 아쉽다.





요즘 맛들인 타임랩스 동영상 찍기.

좀 일찍와서 해가 높이 떠있었을 때부터 좋은자리에서 찍었으면 아주 멋졌을텐데,

해도 거의 진 상태에, 허겁지겁 준비하느라 세팅도 제대로 못한데다가,

앞에 사람들도 많아서...


언제 날잡아서 다시한번 찾고싶다.

이곳에서는 노을뿐 아니라 일출도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해가 지고나서 숙소 통일장으로 다시 향한다.

숙소에 차를 대놓고 택시를 타고 찾은곳은 통영의 명물 다찌집 중에서도 유명하다는 통영다찌집.


다찌집은 술값이 비싸다. 소주한병에 만원 이런식인데, 대신 술을 시키면 안주가 자동으로 따라나오는 시스템.

안주는 따로 돈내고 시키지 않는다. 해산물 산지에서 나오는 푸짐하고 신선한 해물이 일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1인당 기본 2만5천원. 네명 10만원상에 나온 회.

10만원에 저 손바닥만한 회 한접시. 생선구이 몇마리. 이런저런 잡다한 스끼다시 약간..

회나 생선 해물같은건 리필도 안된다 하고.

산지에서 이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동네 횟집을 가도 네명이서 10만원이면 회를 배부르게 먹는데, 이게 뭔지 진짜. 어처구니가 없다.

돌아와서 인터넷 좀 찾아보니 같은시기에 방문한 다른분도 심각한 불만을 표출하고 계셨다.

제점수는

마장난하냐


그렇게 썩 즐겁진 않게 회에 술한잔 하고,

2km가 좀 넘는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먼저 근처의 해저터널을 찾았다.

일본넘들이 일제시대때 뚫어놓은 터널이라는데,

한 200미터정도 길이의 터널로, 뭐 해저터널이라고 

유리지붕 씌워서 바닷속을 볼 수 있게 해놓고 그런건 아니다.

그냥 양쪽 입구를 전등으로 이쁘게 꾸며놓고,

터널 내부 가운데에는 통영을 소개하는 판넬 몇장 걸어놓은게 전부.


그래도 한여름이지만 터널안은 상당히 시원한게 좋았다.


걷다보니 거북선 세대가 정박해 있다.

전통적인 모습의 거북선에, 유리로 벽을 꾸미고 배 위에는 확성기와 램프도 달아놓은걸 봐선 유람선용도로 실제 운항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숙소에 돌아와서 이번엔 고스톱 한판!

4고에 흔들고 피박에 광박이었던가?

아.......

이거 한방 맞으니 복구가 안된다.

고마해라


그렇게 올림픽 영국전 축구를 할 때 까지 고스톱과 포커를 치고나니

만원을 잃었다. 흑


편파판정을 물리치고 멋지게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

궁디팡팡


오늘 일본한테도 이기고. 멋져요!!




그렇게 통영관광을 마무리하고,

마지막날도 쫒기듯 부랴부랴 준비해서 12시 체크아웃시간에 간신히 숙소를 나섰다.

충무김밥을 먹으러 가는데, 아..오늘도 차 진짜 막힌다.

걸어가면 10분인 거리를 차로 30분 걸려서 간신히 주차하고 충무김밥 먹고 귀환~


일요일 오후, 이날도 차막힐까 걱정했는데,

1시 넘어서 통영에서 출발하고 휴게소도 들리고 했는데 6시엔 양재에 도착했다.

친구들 내려주고 인천 돌아오니 7시.


이제 좀 자자..

피곤해